[story - 경기]
아가리쿠스버섯,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친숙한 느타리, 양송이버섯에서부터 최고의 버섯으로 치는 능이, 표고, 송이, 석이버섯까지 우리가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버섯은 대략 1백여 종류에 달한다.
국내에만 해도 1천여종의 버섯이 자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 어지간한 버섯은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봤다고 자부할 것이다. 그러나 이름도 요상한 아가리쿠스버섯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가리쿠스버섯의 원산지는 브라질(Agaricus Blazei Murill)이다. 자루부분이 흰색이고 생긴 모양은 양송이와 비슷하며, 버섯 특유의 맛과 향이 있다.
국내에서는 신령버섯 또는 흰들버섯이라고도 하며, 두산백과에 따르면, 1944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처음 발견된 뒤, 1960년대 중반 브라질의 산악지대인 피아다데의 원주민들이 식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백질·지방·섬유질·비타민·무기염류·아미노산·필수지방산·핵산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고, 암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990년대를 전후해 인공재배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92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인공재배에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것도 99년으로 알려져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레이건대통령 직장암 치료로 화제
현재 일본에서는 많은 환자들이 치료에 활용하여 효과를 보고 있고 각종 질병의 예방차원에서 상용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직장암 치료에 활용했다 하여 화제가 되기도 한 버섯이 아가리쿠스버섯이다.
일본에서는 히메마쯔다께(姬松松)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송이버섯 앞에 희(姬)를 붙인 것으로, ‘희’는 여성에 대한 미칭으로서, 귀인의 딸로 미혼녀를 일컫는다고. 귀한 아가씨들이 까다로운 것처럼 아가리쿠스버섯도 재배하기가 매우 까다롭고, 또 날것으로는 보관이 잘 안되고 신비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아가리쿠스버섯은 산화하는 속도가 빨라 생버섯은 냉장고에 보관한다 해도 며칠 가지 못한다. 그래서 건조한 제품이 주로 유통된다. 좋은 아가리쿠스 버섯은 뿌리부분에 흙이 묻어 있고, 잘록한 아랫부분에도 약효가 다량 함유되어 밑둥이 붙어있는 것이 좋은 상품이다.
경기도 장흥의 장흥버섯농장(생생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아가리쿠스버섯농장이다. 이 농장의 김상민 대표는 우리나라 아가리쿠스버섯 재배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표는 지난 99년 5월 아가리쿠스버섯 재배에 시험 성공한 후 2000년 3월 장흥 아가리쿠스농장 시설을 확충해 국내 최초로 아가리쿠스버섯 동결건조 방법을 개발, 5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최대 아가리쿠스 재배농장 갖춰
이어 2002년에는 아산농장, 2004년 부여농장에 이어 최근 칠곡, 보령에까지 농장을 넓혀 국내 최대 아가리쿠스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2005년 7월 업계 최초로 비타민B2 함량이 증대된 버섯 동결건조 특허를 출원해 2006년 10월 특허등록까지 받았다. 동결건조로 말린 버섯은 열로 건조시킨 일반 건조버섯에 비해 모양도 전혀 일그러지거나 쭈그러짐이 없고,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있어 바로 먹어도 전혀 부담이 없으며, 오히려 버섯 특유의 향이 고스란히 살아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가리쿠스버섯의 원산지는 고온다습한 기후로, 이런 조건을 맞추기 위해 아가리쿠스버섯 재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투자된다.
장흥버섯농장에서는 아가리쿠스 종균을 일본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밀에 종균을 입혀 배양한다. 브라질이나 미국에서는 야생말의 분뇨로 하지만 국내 실정에서는 이 방식이 어려워 김대표가 직접 개발한 방법이다.
퇴비는 수수를 동남아에서 수입해 분쇄기를 이용, 모두 분쇄한 후 버섯이 좋아하는 여러 영양분들과 섞어 퇴비를 만든다.
퇴비를 아가리쿠스 버섯사 안에 입상 후 퇴비에 있는 균들을 죽이기 위해 90도 고온에서 5~6일 동안 살균하며, 이후 적정온도로 내려갔을 때 종균 접종을 하고, 균이 흙 전체에 하얗게 덮이면 4일 동안 살균한 흙(퇴비)을 올려 다시 균이 전체적으로 퍼지도록 온도를 유지한다.
퇴비에 균이 완전히 도포됐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장 왕성하게 퍼졌을 때 아가리쿠스 버섯사의 온도를 갑자기 내려 균들에게 충격을 가하면 종균들이 아가리쿠스버섯을 피우게 된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는 아가리쿠스 재배
김상민 대표의 이력을 보면, 본인이 옳다고 정한 것에 대해서는 끝장을 보고야 마는 성격인 듯하다. 아가리쿠스버섯 재배에도 13년간 매달려 국내 최고의 기술과 생산능력을 갖춘 농장을 일구어냈다.
<김상민 대표>
본인 스스로 버섯을 알고 인체를 알지 못하면 일개 판매자일 뿐 신뢰감을 갖춘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한계를 넘기 위해 배낭 하나만 메고 전국 8천km를 걸으면서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버섯에 대한 공부는 물론 심지어 암과 인체(뼈)에 대해 전문가가 놀라리만큼 수련을 쌓았다.
좋은 기술은 서슴치 않고 받아들이는 적극성도 눈에 띈다. 항산화용액을 접목한 것이 그것이다.
항산화용액은, “항산화”란 말처럼, 물질의 산화를 방지하여 부패를 막고 잡균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일본의 일급 건축사인 아이다 신이치가, 건축에 사용하는 흙을 찾다가 물건을 썩지 않도록 하는 액체를 우연히 발견한 후, 20년 이상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발효 미생물을 배양해 만드는 특수 효소다.
장기간(최소 20년)에 걸쳐 환원 반응을 촉진하는 촉매 기능을 가져, 건축자재 뿐만 아니라, 일상 생필품에 항산화 용액을 배합한 상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산화까지도 억제되는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 김대표의 설명이다. 이 용액을 농작물 재배에 사용하면 상품 가치가 보다 높고 병충해가 적다고.
김상민 대표는 요즘도 아가리쿠스버섯을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일일이 전화를 해서 복용 후에 상태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꼼꼼히 확인해 본다. 본인이 믿고 판매하는 제품이니만큼 효능에 대해서도 자부심이 많은데다가 실제로 복용해본 소비자들로부터 보다 정확한 사례를 연구하고 학습하는 나름대로의 임상실험인 셈이다.
김대표는 스스로 우리나라 최고의 아가리쿠스버섯 기술인이자 생산자라고 자부하지만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아가리쿠스버섯은 그 뛰어난 효능에 걸맞게 재배에 수많은 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이 투자된다. 그래서 가격도 그만큼 비싼 것이 현실이다. 김대표는 앞으로 더 연구개발을 통해 생산기술을 높이고, 유통까지 일관화체제를 갖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아가리쿠스버섯을 접하도록 하는 것이 희망이다.
아가리쿠스버섯이 새송이나 느타리처럼 대중화되기야 어렵겠지만, 김대표가 원하는 바를 하루빨리 이루어 아가리쿠스버섯의 효능을 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돈 때문에,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일만큼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언제나 새로운 도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장흥버섯농장 김상민 대표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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