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 전남]

신안 갯벌 천일염의 원조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간”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음식의 ‘간’이다.”
“좋은 소금은 짭짤하면서 단맛이 난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소금은 갯벌에서 나는 천일염(天日鹽)이다. TV인터뷰에서 음식의 맛을 위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두바이 8성호텔 주방장 출신 에드워드 권은 주저없이 답했다. “음식의 간입니다.” 소금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한마디였다. 식객의 작가인 허영만 씨가 신안 천일염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초 천일염전, 수림대동염전

우리나라 최초의 천일염전(남한 최초)은 신안군 비금면 수림대동염전이다. 비금도의 광활한 갯벌과 바람, 충분한 일조량은 천일염을 개척하기에 충분한 조건이었다.
손봉훈 선생은 1944년부터 천일염 개척을 위해 갯벌을 막아 비금면 수림리에 염전조 성을 시작하였고, 마침 평안도 귀성염전에서 기술자로 일했던 박삼만 씨가 고향으로 돌아오자 그 경험을 염전개척에 활용하면서 1946년 최초의 천일염전이 탄생하게 되니 이 염전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1호 염전(시조염전)이다.

비금도에서 인근 섬으로 염전기술 전파

손봉훈 선생은 이 수림대동염전의 초대 조합장으로서 450여명의 조합원들과 함께 염전을 확장해나갔고, 도초도를 비롯 인근 섬으로 천일염전이 확대되는 결과를 빚었다.
당시 염전기술을 배우려고 비금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비금도는 섬의 형세가 날아가는 새의 모양 같아서 ‘비금’(飛禽)이지만, 이 때는 돈이 날아다닌다고 해서 ‘비금’(飛金)이라 불렸다고 한다. 신안지역에서는 비금도, 증도와 함께 신의도가 대표적인 소금생산지역이다.

 
정제염은 따라올 수 없는 천일염의 성분
 
소금은 크게 천일염과 암염(巖鹽), 정제염으로 구분된다. 천일염은 바닷물이 햇빛과 바람에 증발돼 결정된 천연 소금이고, 암염은 과거 바다였던 곳이 육지로 변하면서 바닷물이 화석화된 소금이다. 그리고 정제염은 전기장치로 바닷물에서 염화나트륨만 추출해 만든 것이다. 천일염에 비해 암염이나 정제염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 단단하고 쓴맛이 난다.
또한 정제염은 염화나트륨 함량이 높고 미네랄이 거의 없어 체내에 염분이 쌓일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은 체내에 염분이 쌓일 일이 없다. 미네랄 속 칼륨이 염분을 소변과 함께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게랑드 소금보다 영양 면에서 앞선 갯벌천일염
 
우리 서해안은 세계 5대갯벌 중 유일하게 천일염을 생산하는 곳이다. 세계 5대갯벌은 한국의 서해안과 캐나다 동부 연안, 미국 동부 조지아 연안, 아마존 유역, 북해 연안 등이다.

세계 전체 갯벌에서 나는 천일염은 44만t이다. 프랑스, 포르투갈, 중국, 베트남 등에서 소량 생산되고, 대부분은 한국의 서해안(28만t)에서 나온다. 현재 프랑스 게랑드 소금을 세계 최고로 치지만 맛이나 영양 면에서 국산 천일염이 앞선다. 실제로 국산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함량이 게랑드 소금에 비해 kg당 7mg 이상이 낮은 반면 미네랄 함량은 칼륨과 마그네슘의 경우 두 배가 넘는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지난해 9월 농림수산식품부는 갯벌 천일염을 세계 명품 소금으로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천일염 산업 육성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우리 천일염을 프랑스 게랑드 소금, 이태리 코마치오 소금과 더불어 세계 3대 명품 소금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하는 천일염 산업 육성 종합대책을 확정하고,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우리 갯벌에서 만든 천일염을 세계 명품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 천일염은 갯벌에서 생산된다는 특성상 염화나트륨이 적고, 칼륨 등 미네랄 함량이 높은 등 우수성이 인정되어 왔으나, ’08년까지 광물로 분류되는 등 그 동안 체계적인 산업육성 정책이 미흡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번에 마련된 종합대책은 낙후된 염전시설 개선 등 천일염 산업 인프라 확충, 품질•안전관리 강화 등 경쟁력 제고, 수출확대 등 신시장 창출 등의 3대 중점과제와 향후 5년간 총 843억원의 투융자 계획을 담고 있다.

손봉훈 천일염전도 새로운 비상 준비

손봉훈 천일염전도 이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손봉훈 선생의 외손자 강성혁 대표가 염전을 이어받으면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2011년 말에는 시설 현대화를 위해 5개 해주(염도 높은 소금물을 임시 저장하는 공간)의 지붕 개량 공사를 마쳤다. 또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A)에 ‘Son Bong Hoon Mud Salt’란 상표로 제품에 대한 인증도 받았다.  일본, 미국으로의 수출도 적극 추진 중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현지에서 성분분석을 실시하고, 각종 음식 재료별로 손봉훈 천일염을 시험해본 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자 2011년 11월 곧바로 바이어가 비금도에 방문해 현장 답사를 하기도 했다. 이 바이어는 일본에서 갯벌이 완전히 사라져 천일염이 아예 생산되지 않는데 비해 신안군은 전적으로 햇볕으로만 천일염을 생산한다는 것에 대해 매우 놀라워했다고 한다. 일본과 달리 왜 바닷물을 끓이는 시설이 없느냐는 것. 강대표는 해광 손봉훈 선생이 우리나라 최초로 천일염전을 개척하기 이전까지는 우리도 그랬지만 지금은 천일염으로만 제조를 한다고 답하면서 크나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강대표는 지금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외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자랑스런 유산을 유산으로만 지키기에는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천일염이 좋다는 것을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막연히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왜 좋은지 아직도 알려야할 것이 너무나 많다. 또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우리나라 대표 수출품목에 당당히 올려높고 싶기도 하다. 손봉훈 천일염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하고 우리 식탁에 올라올지 기대해봄 직하다.



출처 : 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