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 프로필
나는 1남 1녀를 둔 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이다. 동시에 대한민국
의 한식 조리사라는 사실을 늘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젊은 시절
술, 담배도 배우지 않고 일찍부터 칼을 들었다. 혈기왕성하던 10대
에 먹고 살기 위해 연고가 없는 서울로 무작정 올라와 재워주고 먹
여주던 식당에 취직한 게 요리와의 첫 만남이었다. 이후 한시도 요
리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20대를 전후해 2년간 60군데 이상을 다니며 일을 배웠다.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많은 전문가들 밑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또 책임자들의 일하는
스타일을 빨리 알아내 어딜 가나 적응이 빨랐고, 환영을 받았다.
1980년부터 4년간 쿠웨이트와 리비아 등 중동 건설현장의 구내식
당에서 일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신라호텔에 입사했다. 1986년은
아시안 게임을 치르면서 홀대받던 조리사란 직업이 대우를 받던 시
기였다. 이전까지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직업을 밝힐 수 없었던 나
는 조리사란 사실이 자랑스러웠고 당당해질 수 있었다.
지금까지 한식을 만들어 오면서 겪은 수많은 경험들은 내 음식
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최고의 요리사라는 자부심을 갖게 했다. 하
지만 내 아집만으로는 최고의 요리를 만들 수 없는 법. 손님들 상
에 오르기 전에 주방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야 한다. 지금도 잘못된
점은 새겨들어 개선해 나가면서 손님들이 만족하는 음식을 만들고
있다. 한 달 뒤, 1년 뒤, 10년 뒤에 먹어도 내가 만든 요리는 변함없
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인생의 반 이상을 함께 울고 웃은
요리. 누군가에게는 한 끼의 식사일 뿐이겠지만 나에겐 나를 대변
하는 또 다른 나이기도 하다.
프로필&경력
· 1974 석원정 근무
· 경인장,형제갈비,홍능갈비 근무
· 1980 쿠웨이트와 리비아 건설현장 요리사
· 1984 신라호텔 근무
· 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부터 감사패
· 남일옥,청사초롱,샹그릴라 CC골프장 근무
· 한우리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