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 프로필
한약재를 가공하는 일을 하다가 호기심에 조리인이 되었다. 당
시 뜻하지 않게 병을 얻게 되었는데
‘한약재를 주식으로 이용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조리로 전향했다.
막상 주방에서 칼을 잡은 첫 느낌은
‘이 순간의 어려움을 극복하
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다. 당
시 나이 어린 선임에게 무엇이든 배우기 위해 꼬박꼬박 존대를 하
면서 기초를 익혀갔다.
그 후 개성식 한정식으로 유명한
‘용수산’을 소개받았는데 그 곳
에서 또 다른 인연이 시작됐다. 바로 최상옥 할머니(용수산 창업
주)의 호통 섞인 가르침이 시작된 것이다. 약간의 흐트러짐도 허용
치 않는 어르신의 음식 철학인
‘정성, 적당한 간, 양념의 조화, 시식
의 중요성’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십수년이 지난 요즘에도
어르신의 호된 가르침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 다시 한 번 감사와 존
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용수산 주방 책임자로 있을 때 다양한 식재료 개발을 모색하다가
산야초효소 발효액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산야초효소를 활용한 음
식을 개발하고 연구하기 위해 2009년에는 이천 들꽃문화원의 산야
초효소 아카데미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했다. 주로 봄부터 가을까
지 효소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덧장 개념으로 새로 만든 효소를 섞
어 준다. 산야초 발효효소는 발효 과정에서 설탕이 몸에 좋은 천연
당인 과당으로 바뀌므로 설탕이나 올리고당 대용으로 쓸 수 있다.
앞으로 산야초를 채취해 효소도 만들고, 2~3년 내에 산야초효
소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내 이름 석자를 내건 공간에서
음식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한국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