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 프로필
새하얀 조리복에 조리모자. 우연히 TV에서 본 멋있는 조리사의
모습은 매력을 끌기에 충분했다. 대입 시험에서 연달아 탈락의 고
배를 마시고 삼수에 도전할 무렵, 우연히 EBS에서 방영하는 요리
프로그램을 보는데 눈이 번뜩 떠졌다. 화면 속 깨끗한 조리복을 입
고 조리모자를 눌러 쓴 조리사의 모습이 너무나 멋있어 보였다. 흔
히 볼 수 있는 재료로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과정도 매우 흥미로웠
다. 문득 조리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부모님 몰래 한식 조리
사 자격증을 따 요리의 세계로 입문했다.
하지만 제대 후 들어간 한식당 주방은 TV에서 봤던 깔끔하고 멋
있는 세상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하지만 한
결같은 마음으로 하나씩 배워 나가면서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 나
갔다. 나의 음식과 서비스에 만족한 손님들로부터 ‘고맙다’는 이야
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레 꿈이 생겼다. 작든 크든 내 가게를 운영해
보는 꿈이다. 힘들어도 꾸준히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이유이기
도 하다.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온 덕에 지금은 꿈을 이뤘다.
오너의 자리에 서 보니 조리사의 길을 걷던 지난 시절과 비교하
면 조리사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많아 달라졌다. 어느새 조리사는
3D업종이라며 젊은 친구들이 기피하는 직업이 됐다. 식당의 홀에
선 한국 사람을 찾기가 힘든 요식업계의 현실이 너무 안쓰럽고 답
답하다. 열악한 조리사의 처우가 개선되려면 요식업이 먼저 활성화
돼야 한다. 차차 이런 문제가 개선돼 조리사가 너도 나도 하고 싶어
하는 인기 직종이 됐으면 한다. 젊은 친구들이 늘어나면 자연히 한
식의 세계화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