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 프로필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에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나를 힘들게도 하고, 즐겁게도 하고, 잘못했다고 야단을 치기도 한다. 그 친구의 이름은 ‘음식’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나를 설레게 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다.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삶을 창조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수단을 넘어 음식이라는 친구를 더 맛나게, 더 멋있게, 더 빛내줘야겠다는 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친구와의 첫 만남은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조선에 근무하던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자 고민 끝에 정육식당을 차렸다. 자그마한 체구에 큰 칼을 손에 쥐고 고기를 써는 것은 상상도 못 해본 일. 집안에서도 가문에 없는 백정을 한다고 야단이 났다. 결국 절에 들어가 두문불출하던 나를 남편이 끊임없이 설득한 덕분에 지금의 평생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한식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손맛이 담뿍 담겨 있다. 자연에서 자란 재료 본연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살린 한식이야말로 자랑스러움의 극치이다. 한국의 음식문화를 발전시켜 존재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국 팔도 지역마다 제철에 나는 재료를 이용해 지역색을 살리고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음식을 발굴ㆍ개선한다면 훌륭한 음식문화의 가치를 보존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한식조리인들이 서로 한마음이 돼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식을 발전시키고 이끌어 갔으면 한다. 나 역시 자식에게 부모의 직업이 부끄럽지 않은 조리인, 후배들에게 덕이 되는 조리인, 선배들에게 예를 갖춘 한식 조리인으로 남고 싶다.
프로필&경력
· 홍능갈비, 천천한정식, 유라 근무
· 잔칫집 조리실장
· 2008 국제요리경연대회 금상
· 2008 서울세계관광음식박람회 심사위원
· 2010 제1회 다문화가정한국음식경연대회 추진위원장
· 2011 농수산물유통공사사장 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