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 프로필
어릴 때부터 아프신 어머니를 대신해 부엌 살림을 곧잘 돕곤 했다. 학교 다닐 때도 자취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스스로 요리하는 것이 익숙했다. 심지어 군대에 가서도 요리를 했다. 조리사가 천직이 되려니 그랬나보다. 은행에 몸담았지만 적성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참에 조리사의 길을 선택했다.
젊었을 때만 해도 조리사라는 직업이 천대를 많이 받았다. 게다가 고등학교까지만 다녀서 평소 배움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다. 조리 말고도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지난 2002년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해 당당하게 졸업장을 따기도 했다.
30여년 내 조리 인생에서 ‘벽제갈비’ 김영환 회장과의 만남은 의미가 남다르다. 올해가 벌써 김 회장을 만난 지 21년이나 됐다. 이제 눈빛만 봐도 서로 마음을 꿰뚫는 사이가 됐다. 나는 조리사로서 선배는 아니지만 한국 최고의 소를 만들고 최고의 조리 여건을 만들어준 김 회장을 존경한다. 김영환 회장은 조리사들에게 항상 ‘식재료를 아끼지 말고 최고를 쓰라’고 말한다. 이런 김 회장의 배려와 열성에 힘입어 나를 비롯한 벽제갈비 조리사들은 마음 놓고 조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벽제갈비는 단순히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직장이 아니라 꿈을 가꾸는 터전이었다.
나는 지난 2008년 벽제갈비가 중국에 진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메뉴 구성, 레시피부터 매장 인테리어, 직원들 교육 등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현재 베이징 벽제갈비와 산둥성 위해 ‘벽제 봉피양’이 성공적으로 안착을 해서 뿌듯하다. 앞으로 벽제갈비가 다른 국가로도 진출할 계획이어서 회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미력하나마 한식세계화에 원동력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