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 프로필
20대 초반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하며 자취를 하던 시절, 난생 처음 끓여 보는 콩나물국의 간을 간장으로 맞췄던 시절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난다. 그만큼 요리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포장마차에서 일을 하게 됐다. 손님들이 같은 안주를 시켜도 어떤 이는 더 맵게, 어떤 이는 싱겁게 해달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여러 손님들을 만나며 사람마다 취향과 입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점차 음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결국 지인의 소개로 학원에 등록해 1984년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따면서 조리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선배님들의 가르침과 현장 경험, 남모를 노력은 피와 살이 됐다. 음식을 만들 때마다 남 몰래 노트에 기록하기, 제일 먼저 출근해 청소와 재료를 준비하며 실습해 보기, 모두 퇴근한 뒤 정리하며 한 번 더 연습하기. ‘언제 음식 한 번 만들어 보나’ 막막하기만 하던 시절이 지나고 어느덧 28년의 세월이 흘렀다.
누구든 요리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비슷한 것 같다. 다만 처음 먹어 보는 음식에 대한 선입견과 맛이 기호와 식성에 맞느냐에 따라 거부하거나 마니아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전통음식인 불고기, 갈비, 김치, 잡채, 비빔밥은 외국인들도 즐겨 먹으며, 일부는 마니아도 있을 정도다. 한식 조리인들이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한식 세계화에 대한 확신을 갖고 표준 레시피를 만들어 나간다면 한식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기업은 한식당을 비즈니스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정부는 한식 조리사들이 안정된 직장에서 한식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펴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