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지식ㆍ칼럼 창업을 위한 첫걸음

전주기전대학 호텔외식조리과교수 정영주

[2015-04-22 오전 11:11:00]

한식 세계화를 위해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의 그날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전국이 불가마처럼 달아오르던 7월, 갑작스럽게 닥친 가정의 불운으로 돈을 벌기 위해 무작정 서울행 완행열차에 몸을 실었다. 우연히 한 음식점에 취업을 하면서 조리인으로서의 인생이 운명처럼 시작됐다.
갓 상경한 촌놈의 눈에 서울의 거리는 신기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중의 으뜸은 처음 먹어본 냉면이었다. 보들보들하면서 시원ㆍ달콤ㆍ야릇한 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던 그 맛은 오랜 세월 동안 잊히지 않았다.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냉면가게를 경영하리라 다짐했다. 이후 전국의 냉면집을 멘토로 삼아 배우고 연구하기를 18년. 결국 고향에 ‘아빠냉면집’을 열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금의 자리
까지 이르렀다.


 냉면집을 운영하면서 여유를 느낄 때 즈음 그동안 못다한 공부를 시작했다. 경기대학교 조리과학과에 다시 편입학, 졸업 후 조리기능장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동 대학원 석사, 전주기전대학 호텔외식조리과 교수와 박사라는 이력이 붙었다.
나는 앞으로 한식이 나아갈 길은 무엇인지 늘 고민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미 소리 없는 음식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뚜렷한 사계절과 풍부한 식재료, 다양한 조리법으로 한식의 우수성은 인정받고 있지만, 체계화가 미흡해 세계화는 미비한 실정이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첫째, 세계인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 거부감이 없는 한식 개발에 머리를 모아야한다. 비빔밥을 햄버거처럼 들고 먹게 하는 방법이나 다문화 시대를 맞아 다양한 음식과 코스 요리 개발 등이 좋은 예다.


 둘째, 조리사들뿐만 아니라 정부 및 학회 관계자들이 한마음으로 한식의 세계화와 산업화를 이루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가 절실한 때다. 특히 한식 세계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다양한 사업도 전개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해외 박람회 참가 및 유치를 통한 한식 홍보와 한식 해외 진출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내 식품산업 발전 기반 조성 등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 또한 세계인의 기호에 맞는 한식을 개발하고 해외 진출을 위한 한식 전문 인력 육성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발췌/한국음식의 달인들 "정영주 칼럼" 내용 중에서..